착한 사람들의 정신 건강을 결정짓는 변수
성격심리학적으로,
"착한 성격"이란, 우호성이 굉장히(극단적으로) 높은 성격을 의미합니다.
※ BIG 5 성격유형 참조) https://together.kakao.com/big-five
우호성은 신뢰, 진실성, 이타주의, 협조성, 겸손, 공감력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,
이를 묶어서 한마디로 정의내리자면,
나 자신의 안위보다 다른 사람들의 안위를 더 중요시여기는 기질적 특성을 뜻해요.
즉, "타인중심적"이라는 거죠.
따라서,
고 우호성인들의 삶은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매우 강력한 패턴을 지니게 됩니다.
타인중심적인 삶을 살기 때문에,
그 타인이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서 고 우호성인들의 웰빙이 판가름나게 되는 것이죠.
인간 리트머스 종이
착한 사람들의 정신건강은
주변 사람들의 됨됨이를 측정하는 리트머스 종이와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.
통상적으로, 우호성이 높을수록 타인중심적인 삶을 살게 되는데,
이게 극단적으로 가게 되면,
'타인중심'을 넘어서 "타인의존"으로까지 전개될 수 있으며,
이 경우, 주객전도라 할만큼,
내 삶의 중심성이 타인에게로 완전히 넘어가게 됩니다.
※ 사이비 종교나 가스라이팅 등의 가해자와 피해자는 우호성 스펙트럼의 양 극단에 있는 사람들이라 볼 수 있다.
한 쪽(소시오패스, 나르시시스트 등)은 극단적으로 자기중심적이기에 상대방을 착취의 대상으로만 여기고,
또 다른 한 쪽은 극단적으로 타인중심적이기에 그만큼 쉽게 내 인생의 주도권을 빼앗기고 만다.
그럼에도 불구하고, 심리학자들은 고 우호성이 지니는 사회적 장점에 대해 어필하고 있는데,
이것인즉슨, 장기전으로 갈수록 고 우호성인들은 자신이 베푼 호의를 돌려받을 가능성이 커지게 되고,
그에 따라, 풍성한 관계 속에서 수많은 서포트들을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.
어떤가요? 그럴싸한가요??
이 명제에는 한 가지 함정이 있습니다.
바로, "장기전"이라는 함정이죠.
즉, 고 우호성인들이 어떡해서든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끝까지 끌고 가야 한다는 겁니다.
변함없이 쭉 그들을 배려해 가면서 말이죠.
정말 개차반 같은 사람들만 아니라면,
대다수는 매번 나를 위해 힘써주는 고 우호성인에게 최소한은 고마움을 느끼고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겠죠.
이런 게 쌓이고 쌓이다 보면, 결국엔 나에게 호의를 갖고 있는 사람들로 구성된 인맥이 생기게 될 겁니다.
그런데, 과연 그 때까지 고 우호성인들의 에너지가 버텨낼 수 있을까요?
또, 자신이 받은 호의에 보답하려는 상식적인 사람들은 얼마나 많이 만날 수 있을까요?
아마 대부분은,
장기전으로 가는 길 도중에
에너지가 고갈돼 포기하거나,
나한테 뭔가를 얻어가려고만 하는 사람들에게 질려서 현타를 느끼게 될 겁니다.
즉, 고 우호성인들에게 "에너지 고갈"과 "마음의 상처"는 인생의 필연적 과정이라는 것이죠.
내가 준 만큼, 나도 받을 수 있을 것인가? 이 문제는 고 우호성인들이 직면하게 되는 가장 강력한 딜레마이다.
물론,
운 좋게도 고 우호성인들의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넘쳐난다면,
그들은 받은만큼, 혹은 그 이상으로 되돌려받게 됨으로써 풍요로운 정신적 웰빙을 이룩할 수 있습니다.
그래서 고 우호성인들이 바로 "인간 리트머스 종이"라는 겁니다.
내가 너무 힘들다면, 그건 주변에서 내 에너지를 뺏어만 가고 되돌려주지 않아서일 가능성이 커요.
반면, 너무 만족스럽고 행복하다?
내가 준 이상으로 주변 사람들이 나에게 되돌려주는 환경이란 고 우호성인들에게 무릉도원이나 다를 바 없겠죠.
즉, 타인중심적인 고 우호성인들의 정신건강 상태는
마치 리트머스 종이처럼 주변인들의 산성(저 우호성)과 염기성(고 우호성)을 체크해 줄 수 있다는 겁니다.
다른 사람과의 연결성을 중요시하는 고 우호성인들에게 "우리"라는 굴레는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의 나에 대한 착취를 정당화시킨다. 고 우호성인들이 정말 모르고 당하는 것일까? 알면서도 이 "우리"라는 개념을 놓을 수 없기에 어쩔 수 없이 당해주는 것이다. 고 우호성인들의 이러한 관계지향적 태도는 나르시시스트로 대표되는 "극저 우호성인들"에게 매우 좋은 표적이 된다.
고 우호성인으로서
내가 지금 불행하다면,
그 원인은 나에게서 찾을 게 아니라, 나를 둘러싼 환경부터 의심해 봐야 합니다.
좋은 사람들이 관계에 있어서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는,
"쌍방 과실에 대한 과대 지각"입니다.
즉, 어떤 관계 때문에 괴로울 때,
내 탓에 대한 지분을 너무 과다하게 잡는다는 거예요.
객관적으로 봤을 때 상대방 탓이 90 이상일 때도, 내 탓을 50 이상으로 올려 잡으면서 괴로워하는 거죠.
이런 태도의 문제점은,
'그래 내 탓도 있으니까, 내가 더 열심히 하면 되겠지.'
라는 생각을 유도함으로써, 부정적 관계로의 매몰에 한층 더 가속도를 붙인다는 점에 있습니다.
따라서, 고 우호성인들은 자신의 인생에서 반드시 이러한 오류를 끊어내야 해요.
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 뿐입니다.
내 정신건강을 측정기 삼아,
주변인들의 됨됨이를 솎아 내어 나와 잘 맞는 사람들 위주로 소수정예의 인간관계를 꾸려나가는 것이
고 우호성인들에게는 바로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일 것입니다.
※ 무명자 블로그 : https://blog.naver.com/ahsune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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